여러분은 비행기 창문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아시나요?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래된 영화 이야기 하나 들어보시겠어요?
1998년에 개봉한 드류 베리모어(Drew Barrymore, 줄리아역)와 아담 샌들러(Adam Sandler, 로비역)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웨딩싱어에서 여자 주인공 줄리아(드류 베리모어)가 약혼자 글렌이 아닌 로빈(아담 샌들러)이 천생연분임을 깨닫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비행기 안에서 벌어진 일 때문인데요.
비행기에서 줄리아는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 풍경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녀의 약혼자 글렌은 줄리아에게 창가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장면에서 줄리아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이기적인 글렌보다 로빈과 함께하는 그녀가 더 행복하겠다고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 이후로 한동안 여성분들은 남자 친구 혹은 남편과 동행할 때 '이 남자'가 창가 자리를 양보하는 행위에 대해 이전보다 많은 의미 부여하며 창밖 구름을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비행기 창문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시나요?
버스 창처럼 직사각형? 혹은 모서리가 둥근 장방형?
비행기의 창문 디자인은 항공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초기 비행기에서는 사각형 창문이 사용됐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여러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둥근 창문으로 점차 변모했습니다.
비행기는 고도가 상승할수록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가 커지고, 이 때문에 기체에 커다란 압력이 가해집니다.
특히 창문 주변은 압력이 집중되는 곳으로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입니다.
사각형 창문은 각진 모서리에 압력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미세한 균열도 빠르게 확산되어 사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반면 요즘 적용된 둥근 창문은 압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구조여서 사각형 창문보다 비행기 안전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사각형 창문 때문에 몇몇 사고들이 발생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사건이 1950년대에 있었던 하빌랜드 코멧항공기 사고입니다.
하빌랜드 코멧 항공기는 세계 최초 제트 여객기로 사각형 창문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창문의 금속 프레임이 비행 중에 발생하는 압력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기체 파손으로 이어져 대형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건 조사 결과 사각형 창문이 압력을 견디기 부적합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사건을 계기로 항공기 설계에서 창문 모양조차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는 항공기 안전 의식의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둥근 창문은 기압 분산의 차원을 넘어 창문 주변의 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비행기 전체적인 구조 안전성 강화에 기여합니다.
뿐만 아니라 둥근 창문은 공기역학적으로도 비행기에 이점을 줍니다.
비행 중에 공기가 비행기 표면을 유연하게 흐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공기 저항을 줄이고, 공기 저항을 줄임으로써 연료 효율성을 개선하기도 합니다.
작은 디자인의 변화가 경제적 효율성뿐만 아니라 승객들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비행기 창문이 둥근 것은 단순하게 디자인만을 염두에 둔 선택이 아니고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발전한 수준 높은 설계인 것입니다.
창문 모양과 같은 미세한 부분의 변화가 항공 관련 안전과 효율성을 어떤 식으로 개선했는지 이해한다면
인류의 항공 기술이 얼마나 치밀하고 과학적으로 발전해 왔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비행기 창문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요?
비행기 창문에는 항공우주공학, 구조공학, 유체역학 등 어마어마한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여자 친구의 마음?...!